인공지능은 의료, 금융뿐만 아니라 천문학 분야에서도 눈부신 발전을 이끌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인간이 수천 시간에 걸쳐도 찾아내기 어려운 새로운 별과 은하를 AI가 빠르게 탐지하며 천문학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인공지능이 실제로 어떻게 우주의 미지의 대상을 찾아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얻어진 성과와 개인적인 적용 사례까지 살펴보겠습니다.
AI의 등장, 천문학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인공지능이 천문학 분야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2010년대 중반 이후입니다. 수십억 개의 별과 은하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는 사람이 수백 년이 걸릴 수 있지만, AI는 수십 시간 만에 그 데이터를 학습하고 이상 징후나 새로운 구조를 탐지합니다. 기존에는 망원경으로 찍힌 이미지를 수작업으로 분류하고 확인했지만, 현재는 신경망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이를 분류합니다. AI가 주도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NASA가 2017년에 발견한 행성 K2-138이 있습니다. 이 행성은 AI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던 데이터 패턴을 기반으로 존재가 확인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Kaggle에서 개최한 NASA 관련 AI 콘테스트에 참가해 본 적이 있습니다. 허블 망원경 데이터를 기반으로 은하 간 충돌 여부를 판별하는 이미지 분류 과제였는데, 처음엔 그저 딥러닝 실습으로 접근했지만, 데이터를 직접 다루면서 인간이 육안으로 식별하지 못한 은하 구조까지 AI가 파악해 내는 것을 보며 놀랐습니다. 이후 천문학 AI 분석 툴을 개인적으로 학습하며, AI가 우주에 대해 갖는 가능성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AI가 발견한 새로운 별과 은하의 사례
최근 가장 주목할 만한 사례는 2022년 구글 딥마인드와 MIT가 공동 개발한 AI 모델이 SDSS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지의 은하 5,000여 개를 새롭게 식별한 사건입니다. 이 은하들은 기존에는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았던 흐릿한 점들에 불과했지만, AI는 파장, 대칭성, 위치 변화 등의 수치를 기반으로 이를 새로운 천체로 분류했습니다. 또한, 일부 AI는 고등 망원경 데이터에서만 식별되는 적외선 천체나 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한 은하 군집까지 감지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관측 데이터 중 일부는 AI를 통해 기존보다 훨씬 많은 별의 탄생지를 찾아냈으며, 이로 인해 항성 형성 이론 자체도 재해석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연구 사례 중 하나로, 저는 국내 천문학 커뮤니티에서 함께한 프로젝트에서 구글 텐서플로우 기반 모델을 사용해 전파망원경 데이터를 분석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일반 연구자는 확인하지 못했던 별 주변의 전파 왜곡을 AI가 먼저 감지했고, 그 지역은 추후 신성이 발생한 자리로 공식 발표되었습니다. 이처럼 AI는 인간의 분석 범위를 넘어선 영역에서 새로운 우주의 장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모델의 구조와 훈련 방식은 어떻게 다른가
천문학에서 활용되는 AI는 주로 딥러닝 기반의 합성곱 신경망, 순환신경망, 트랜스포머 구조를 사용합니다. 이미지 분석에 특화된 CNN은 은하나 별의 형태를 인식하는 데 탁월하며, 시간 축의 변화를 추적하는 데 유리한 RNN은 맥동성 별이나 초신성처럼 주기적으로 변하는 천체 분석에 활용됩니다. 최근에는 강화학습을 적용한 AI가 대용량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자율적으로 은하 탐색 전략을 구성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구글 AI 팀은 은하 충돌 시뮬레이션을 3D 환경에서 훈련시켜, 충돌 예상 경로까지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제가 직접 사용해본 모델 중에서는 PyTorch 기반의 Mask R-CNN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은하 이미지에서 중심부와 가장자리, 불균형 구조 등을 따로 분리해 분석할 수 있어, 은하의 종류나 성숙도를 자동으로 분류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모델 선택과 학습 구조에 따라 우주 해석의 깊이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며, AI가 단순히 빠른 도구가 아니라 정밀한 분석가임을 실감했습니다.
AI로 발견된 정보는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가
AI가 발견한 은하와 별은 단순히 천문학적 데이터의 증가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인지적 한계를 보완하는 도구로서, 기존 이론을 확장하거나 재정립할 기회를 제공하는 자산입니다. 예를 들어, 은하의 분포 밀도나 항성 형성률에 대한 데이터가 정밀해질수록 암흑물질의 분포나 우주 팽창 속도에 대한 예측도 정교해집니다. 또한, AI가 천체의 진화를 추적하는 능력이 강화되면서,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는 방식이 단순히 현재 관측에 머물지 않고 시간적 연속성 속에서 유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학문적 의미를 넘어, 인간이 자신이 속한 우주에 대해 갖는 철학적 성찰까지 가능하게 합니다. 저는 최근 대학 강연에서 학생들에게 AI가 발견한 은하 데이터를 시각화해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이를 보며 단순한 기술적 결과가 아니라, 우주라는 거대한 퍼즐의 한 조각이 맞춰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AI는 과학의 효율성을 넘어서, 인간의 상상력과 감각을 자극하는 매개체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이제 천문학의 보조도구가 아닌 핵심 동반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수천 년에 걸쳐 인간이 이뤄낸 관측 결과를 단기간에 요약하고, 그 위에 새로운 발견을 더하고 있습니다. 별과 은하, 블랙홀을 포함한 우주의 모든 구성 요소에 대해 AI는 새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로 하여금 더 깊고 넓은 시각으로 우주를 바라보게 만듭니다. 앞으로 AI가 이끄는 우주 탐색의 시대는 단순한 기술 발전이 아니라, 인간의 인식 진화를 의미할 것입니다.